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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거물급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단 여야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대체로 이변 없이 당선증을 챙기면서 차기 대권가도를 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 당선인 사진 출처:오세훈 캠프>

 

특히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초 4선 서울시장' 고지에 오르면서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무엇보다 작년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압승을 거두며 수도권 승리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한 이휴 10년이 넘는 세월을 와신상담한 끝에 '대권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지난 10년은 매우 험난했다. 2011년 자진 사퇴 이후 중앙정계진출을 목적으로 20대 총선인 2016년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패했다.

3년 뒤인 2019년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나 당시 황교안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만나 접전 끝에 석패해 다시 체면을 구겼다.

21대 총선 이후 일각에선 오 시장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그러나 1년 만인 지난해 재보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따돌리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대표 출신 송영길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크게 이기며 최초의 서울 시장 4선 기록을 세웠다.

 

<분당 갑 당선으로 3선에 성공한 안철수 당선인 사진 출처:안철수 캠프>

 

국회의원 보궐선거 성남 분당갑에서 '3선 깃발'을 꽂고 5년 만에 여의도에 재입성한 국민의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향후 행보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안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마치고 새 정부 첫 총리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안 당선자가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던 터다. 2017년 19대 대선 출마로 의원 배지를 뗀 안 후보자는 5년만에 3선 의원으로 원내에 복귀에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 경기지사 선거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의 단일화 효과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거 막바지까지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와 단일화를 고민하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약 8000표 차이로 김동연 당선자에게 패한 데에는 같은 보수진영 출마자인 강 후보에게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토로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강 후보는 5만4000여표를 얻었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안 당선자와의 단일화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아직까지는 전무하다시피 한 당내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안 당선자가 ‘대선 역할론’을 띄우며 차기 당대표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 당선인이 당권 장악에 성공할 경우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출구조사 이후 인터뷰 중인 이재명 당선인 사진 출처:네이버>

 

반면, 인천 계양을에서 초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속내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선대위 총사령탑을 맡아 6.1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지만, 민주당이 참패와 다름없는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이겼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에서 '신예'를 맞상대로 거둔 결과치고는 초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 상임고문이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 당권을 장악하려 했던 당초 계획도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선거 참패에 따른 위기를 수습할 당내 구심력이 부재한 상황인 만큼 이 상임고문이 여의도 입성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원내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 등 반이재명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권을 둘러싼 내홍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장은 선거 패배 파장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거듭될 것"이라며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이 당선인의 역할론이 오히려 주목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고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사진 출처:김동연 캠프>

 

이 상임고문이 책임론으로 주춤하는 사이 야권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차기 대권주자로 체급을 키웠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그는 출구조사부터 개표율이 90%를 넘길 때까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렸지만, 이날 오전 5시30분 개표율이 96%를 넘기면서 기적적으로 역전에 성공 8000표 차이로 당선되는 대역전극을 썼다.

 

김 당선인은 지난 3·9 대통령선거에서 '군소후보'로 분류되며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수도권 유일의 야당 광역단체장으로서 당내 입지를 넓히게 됐다. 특히 집권여당의 우세가 확연했던 선거 지형에서 신승을 일궈내 존재감을 키운 점이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피라TV 김준엽 기자 Junyub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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