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우릴 외면'... 中굴기 이끌 '샤오펀홍' 애국심에 균열

by 스피라통신 posted Jun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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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news1>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 제임스 류는 항상 자신을 애국자인 '샤오펀홍'(小粉紅)이라 여겼다. 비록 해외에 있지만 매년 10월1일 국경절에 열리는 열병식 행사를 생중계로 챙겨봤으며, 해외에 발이 묶인 동포들을 구출하는 중국판 슈퍼히어로 람보가 등장하는 '늑대 전사2'를 보며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토록 사랑하던 조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샤오펀홍이란 온라인상에서 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를 주도하고 있는 세력으로, 애국심으로 무장한 중국의 젊은 층을 이르는 말이다.

 

2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 체류중인 샤오펀홍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조국에 대한 미묘한 심적 변화를 겪고 있다.

 

자신을 '샤오펀홍'이라 여기며 온라인상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싸워온 미국 유학생 제임스 류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조국은 그가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로나19로 미국에 고립된 것이다.

 

미국 중서부의 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제임스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는 제임스와 같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에 역유입할 것을 우려해 국제선 비행을 제한했다. 티켓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제임스는 미국에 고립된 엄청난 수의 중국인들 중 한 명이 됐다.

 

이들이 "왜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냐"고 따지자 중국 정부 측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당신들이 중국의 전염병 억제 성공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해외에 발이 묶인 중국인들은 다수의 중국인들과 자국의 전염병 억제 성공을 위해 희생하는 집단이 돼 버렸다.

 

제임스는 중국 SNS 웨이보에 "내가 사랑했던 나의 조국은 내가 돌아오길 바라지 않는다"며 "내 감정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고 썼다.

 

또 제임스와 같은 처지에 놓인 데이지 랭도 "진정으로 내 조국 중국을 사랑했고 중국을 비방하는 사람들과 싸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정부 제한으로 4편의 항공편이 결항되며 그녀는 좌절했고 "조국에 대한 마음이 차가워졌다"고 SNS에 적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해외 체류 중국 학생들은 140만 명에 달한다. 많은 중국 학생들이 중국 항공 당국 공식 웨이보에 취소된 항공편과 비싼 티켓 가격에 항의하고 있지만 당국은 꿈쩍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자신들을 구하러 오는 '늑대 전사'를 꿈꿨던 중국의 샤오펀홍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서서히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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