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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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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엔터미디어 최영균 칼럼니스트>

 

 

토요일 저녁의 주인공은 이효리였다. 지난 30일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혼성그룹 프로젝트로 돌아와 이날 방송을 압도했다. 함께 출연한 유재석과 비는 이효리의 폭발한 예능감에 맞춰가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잡았다. 이효리는 특유의 입담으로 쉴 틈 없이 큰 웃음을 전한 것은 물론 하이힐 같은 액세서리나 춤을 통해서도 재미를 이끌어냈다.

 

이날 이효리의 활약은 시청률로도 확인된다. 최근 6~8%대를 오가던 <놀면 뭐하니?> 시청률을 9.3%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 경쟁 프로그램 시청률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미스터트롯 입상자들이 출연한 상황에서도 <놀면 뭐하니?>를 최근 두 달 내 최고 시청률로 올려놓았다.

 

이효리는 결혼 후 제주도로 내려가 거주지 지명을 딴 별명인 소길댁의 삶을 살며 현역 활동과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 간간이 <효리네 민박>이나 <캠핑클럽>같은 다큐형 관찰 예능에 소길댁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달관한 셀럽의 모습으로 등장했고 이런 프로그램들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면서도 <무한도전>이나 <놀면 뭐하니?>에 드물게 등장해 '서울 가고 싶다'는 우스개로 가요대상 예능대상 동시 수상자였던 강렬한 엔터테이너로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지난 2017년 MBC <라디오스타>에서 그런 모습을 살짝 보여준 데 이어 마침내 이번 <놀면 뭐하니?>를 통해 소길댁의 봉인을 완전 해제하고 엔터테이너의 아이콘이던 시절로 되돌아갔다.

 

정상의 MC나 개그맨들도 경력이 오래되면 웃음 패턴에 대중이 질려 도태되기도 하고, 공백을 갖고 복귀하면 감이 떨어져 외면 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효리는 톱스타로 장기간 활동에 이은 오랜 공백과 간헐적 등장에도 불구하고 정상의 현재진행형 엔터테이너처럼 웃음 텐션이 극대화된 방송을 만들어냈다.

 

이효리의 웃음 코드가 언제나 현역인 것은 일단 타고난 발군의 예능감을 빼고는 설명이 힘들다. 성적 코드가 있는 웃음을 다룰 때 특히 진가가 드러나는데 30일 방송에서 비가 부부생활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너희는 부부생활이 촉촉하냐 우리는 사막이다'라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처럼 선을 타는 감각이 뛰어나다.

 

유재석과 비가 방송부적합 용어라 눈치 보며 언급한 '꼬만춤(X추 만지는 춤)'도 마찬가지. 두 남자 사이의 여자인 자신이 '나도 꼬만춤 출래'라고 털털하게 바로 받아 분위기를 살린 것도 성적 코드를 잘 다루는 이효리다운 전개였다.

 

이런 타고난 감각에, 대상을 대하는 가치의 균형감이 대중들의 보편적 정서와 맞닿아 웃음을 배가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효리는 대단한 존재, 잘난 캐릭터들은 허술한 부분을 잡아 웃음을 끌어낸다. 30일에는 유재석과 비라는 최고의 스타들을 몰아세우며 그러했다.

 

스스로에게도 예외 없다. 자기 자신이 최고의 스타라는 당당함은 거침없이 밝히되 기회만 오면 셀프 희화화한다. 이날도 잘 나가던 핑클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다른 걸그룹 멤버들에게 깐죽대다 화장실로 끌려가 혼난 얘기를 풀어 놓고 여기에 핑클 멤버들은 도와주기는커녕 고소해했다는 썰을 더해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반면 부족한 캐릭터는 일단 그 부족함을 웃음으로 만들어 존재감은 부여하되 과도하지 않도록 제동을 건다. 때로는 더 나아가, 테레사 수녀처럼 약자를 보호한다는 의미로 <놀면 뭐하니?>의 자막에 종종 등장하는 '효레사모드'가 돼 부족한 캐릭터를 챙기기도 한다.

 

이효리는 30일 지코에 비해 무시당하는 쪽으로 캐릭터를 잡은 황광희를 처음 놀린 후 반복해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다른 출연자들은 황광희를 웃음 소재로 몰아쳤는데 이효리의 이런 중심 잡기로 인해 불편함이 다소 걸러져 전반적으로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됐다.

 

이날 이효리는 춤에서는 다소 서툴러진 모습을 보였다. 댄싱퀸 시절의 느낌을 종종 번뜩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춤을 모두 꼼꼼히 기억하고 있지는 못했고 동작도 때로는 예전에 비해 무딘 느낌이었다. 소길댁으로 살아온 기간이 그만큼 길었고 가수로서의 활동도 최근에는 댄스보다는 음악에 집중하는데 좀 더 무게를 둔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엔터테이너로서의 이효리는 그 어떤 현역 스타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방송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시간이 흘러도, 오랜 공백을 거쳐도 '서울만 오면' 빛을 발하는 스타가 있다는 것은 본인만이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추억과 현재 모두가 즐거움인 스타는 우리에게 세월의 흐름을 잊게 만들고 현재를 좀 더 긍정하게 하는 힘을 주니까.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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