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모습 등 ‘롱테이크’ 연출… 확 달라진 김정은 보도

by 스피라통신 posted May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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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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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국민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20일 만에 확인해준 지난 2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영상은 북한 매체의 최근 보도 행태와 비교하면 이색적인 부분이 많다.

 

과거 김 위원장의 거동을 짧게 편집하거나 스틸 사진으로만 보도했던 조선중앙TV는 그가 걷고 계단을 내려가고 담배를 피우는 등 각종 동작을 이른바 ‘롱테이크’(인물의 동작을 편집하거나 자르지 않고 길게 촬영하는 영화 기법)로 상세히 담았다. 김 위원장의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안팎에 과시하기 위해 세심하게 연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14분 분량의 영상은 북한의 대표 아나운서인 리춘희가 보도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꽃술을 든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비료공장 정문으로 입장하는 장면과 함께 준공식 행사 영상을 내보냈다. 중앙TV는 ‘1호 환영곡’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 전용 입장곡이 울려 퍼지며 관중이 “만세”를 외치는 현장음을 공개했다. 북한군 열병식 등 중요 행사에서 보이던 연출 기법이 적용된 것이다.

중앙TV는 김 위원장이 걷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 입구서부터 꽤 먼 거리를 걸어와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단상 위로 올라갔다.

 

준공 테이프를 자르기 위해 단상 앞으로 나오면서 다리를 미세하게 저는 듯한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다. 다만 공장 설비 내부를 둘러본 뒤 건물을 빠져나오며 무리 없이 계단을 내려간 것을 미뤄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를 의식한 듯 줄담배를 피웠다. 김 위원장 피부가 살짝 탄 것을 두고 강원도 원산에서 야외 활동을 즐겼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공장 부지를 둘러보며 12인승 녹색 카트를 탄 것도 눈길을 끌었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 카트가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당시 이용했던 차량이라는 사실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일 “순천인비료공장 부지는 위성사진으로 보면 길이가 880m에 달할 정도로 넓다”며 “카트를 타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공식 권력서열 2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김 위원장 측근들이 총출동했다. 그중에서도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권력 서열과 상관없이 김 위원장 가까이에 앉는 등 실질적 이인자의 위상을 보여 주목받았다.

 

김 제1부부장은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 당내 공식 서열이 자신보다 훨씬 높은 김덕훈 노동당 부위원장보다 상석을 차지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준공식 테이프 커팅을 할 때 가위 받침대를 들고 서 있는 등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했다.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는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을 바로 옆에 둠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실질적 이인자임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해석된다.

 

리설주 여사, 김 제1부부장과 함께 북한의 ‘여성 3인방’으로 꼽히는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주석단에 오를 때 의자를 뒤로 빼주는 모습이 잠깐 중앙TV 화면에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의 모습도 보였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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