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스피라TV]
 

56.jpg

 

<사진출처 : 한국일보>

 

 

‘부동산 계급 투표’는 4ㆍ15 총선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본보가 격전이 벌어진 선거구의 행정동(洞)별 개표 결과를 21일 분석한 결과, 공시 가격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즉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표심이 또렷하게 확인됐다.

 

종부세 아파트의 표심이 국회의원 당선자를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한 선거구 안에서도 고가의 주택이 밀집한 동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우세했고, 서민층과 젊은 유권자가 많은 원룸촌, 빌라촌, 대학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힘이 실렸다. 집값의 양극화가 표심의 양극화로 이어진 것이다.

 

2018년 이후 입주를 시작한 서울의 신축 고가 아파트의 표심은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통합당 지지 성향이 확연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이수진 민주당 당선자는 나경원 통합당 후보에 8,381표차로 승리했다. 7개 동 중 5곳에서 이 당선자가 크게 이겼지만, 흑석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인 흑석동은 예외였다. 흑석동에선 나 후보가 1,344표차로 앞섰다.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과 롯데캐슬에듀포레(545가구) 등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이 지역의 집값은 115㎡형(34평형)이 18억원을 웃돈다.

 

집값과 세금에 민감한 서울 강남 지역에서 ‘아파트 계급 투표’는 말 그대로 위력적이었다. 30억~50억원대에 달해 종부세 부담이 큰 압구정 현대아파트ㆍ한양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갑에서 태구민 통합당 당선자는 6만324표를 얻어 김성곤 민주당 후보(4만935표)에 압승을 거뒀다. 압구정동에서만 8,519표차가 났다. 청담동 표차도 4,954표에 달했다. 태 당선자는 1호 공약으로 종부세법 개정을 내세워 종부세 반대 표심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빌라촌이 형성된 논현1동과 역삼1동 등에선 김 후보가 다소 앞섰지만, ‘가진 자 표심’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서울 송파을에서 배현진 통합당 당선자와 현역의원인 최재성 민주당 후보의 당락을 가른 것도 종부세 표심이었다. ‘9,510세대(약 2만여명)’라는 거대 인구가 유입된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대부분 가구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다. 배 당선자는 선거운동 내내 종부세를 주요 이슈로 내걸었다. 최 후보도 정부ㆍ여당의 방향과 달리 종부세 감면을 주장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 드라이브에 대한 심판 민심을 꺾을 순 없었다.

 

민주당 박재호 당선자와 이언주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부산 남을에서는 ‘아파트 표심’과 ‘대학가 표심’의 한판 승부가 벌어졌다. 이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아파트 표밭 닦기에 공을 들였다.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중산층 동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해 판세를 뒤집어보겠다는 전략이었다. 호가 10억~23억원 상당 주상복합 아파트와 7000여세대 이상 중산층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용호1동에서 이 후보자가 얻은 표는 12,034표. 박 당선자에 비해 2,000여표나 더 많았다.

 

그러나 대학가와 원룸촌이 밀집한 대연3동 투표함이 열리면서 승부가 뒤집어졌다. 박 당선자는 경성대, 부경대 등 2개의 큰 대학 캠퍼스를 끼고 있는 대연3동에서 8,863표를 얻어 이 후보자(7,825표)를 따돌렸고, 관외 사전투표에서도 앞서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대연3동이 지난 3월 국회의 선거구 획정 때 남을에 뒤늦게 편입한 덕에 박 당선자가 기사회생한 것이다.

 

서울 광진을에서도 부동산 표심이 선명했다. 일부 가구가 종부세 납부 대상인 더샵스타시티 등 고급 아파트, 호가 10억원대 이상 한강변 아파트가 즐비한 구의3동과 자양3동에선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고민정 민주당 당선자에 3,300표 앞섰다. 하지만 건국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가와 주변 원룸촌, 빌라촌(구의1동, 자양1동, 화양동)의 젊은 표심이 탄탄하게 뒷받침한 덕에 고 당선자가 최종 2,746‬표 차이로 승리했다.

 

3기 신도시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고양정은 ‘부동산 정책 심판 선거구’로 꼽혔다. 김현아 통합당 후보가 “3기 신도시 철폐”를 강조했지만, 별로 득을 보지 못했다. 8개 행정동 전체에서 이용우 민주당 당선자가 앞섰고, 1만3,700여표 차이로 낙승했다. 종부세 대상 주택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부동산 계급 투표’ 성향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것이 한 이유로 꼽힌다. 유권자들이 전반적 부동산 정책 심판보다는 ‘내 집’ ‘내 재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노무현 정부가 강남을 겨냥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민심 이반에 시달렸던 것과 대비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부에 따른 계층 투표 성향이 지역주의와 이념 균열을 대체하며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며 "종부세 범위가 넓어질수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보수층이 응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종부세는 우리나라 국민의 1% 수준인 50만명에만 해당되는 세금”이라며 “극소수에 호소하는 부동산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통합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9 홍영표 '황교안, 김학의 사건 거짓 드러났다…오리발 말라' file 스피라통신 2019.03.28 5672
888 홍영표 '심재철, 불법 하고도 피해자 코스프레' file 스피라통신 2018.10.02 6996
887 홍영표 '김학의 재수사 권고 '환영'…검찰 손에 달렸다' file 스피라통신 2019.03.26 5880
886 혁신은 없고 논란만 있는 '혁신위', 민주당 내부서도 해체설 모락모락 file 엽기자 2023.08.04 26464
885 혀내두른 국회 직원들..'의안과 점거는 상상 이상' file 스피라통신 2019.04.27 5245
884 헌법재판소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공직선거법 위반 맞다 file 스피라TV통신 2022.05.27 11691
883 행전안전부와 서울시 압수수색에는 소극적인 특수본 file 이원우기자 2022.11.12 8875
882 행여 거짓말 또 들통날라, 국회 소명자료 요청 "영업비밀" 사유로 거절한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file 이원우기자 2023.10.04 31336
881 핵무력 완성 선언한 北, 탄도미사일 세대교체 가속화 file JUNE 2018.01.01 5646
880 해외서도 주목받은 이재명 탈모 공약 file 스피라통신 2022.01.07 17245
879 해명을 해도 풀리지 않는 의혹, '카이저 남국' 코인 사려고 라면만 먹었나? file 이원우기자 2023.05.10 17751
878 해경 '북피격 공무원 실종 직전까지 도박... 현실도피 목적 월북' file 스피라통신 2020.10.22 11453
877 합참의장에 정경두 공군총장 등 대장 7명 교체···23년만에 공군 의장 file 최고운영자 2017.08.08 2
876 합참 “북, 핵실험장 폐기 계획대로 준비할 것” JUNE 2018.05.15 6793
875 한미,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종료 결정... '비핵화노력 뒷받침' file 스피라통신 2019.03.03 5393
874 한미 軍, 풍계리 예의주시… file 스피라기자 2018.05.24 4005
873 한동훈의 법무부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심판 청구 file 스피라TV통신 2022.06.27 12370
872 한동훈, '김혜경 법카' 박범계 질문에 '저는 의원님과 달리...' file 스피라통신 2022.07.25 11469
871 한동훈 법무부장관 여당 '대장동 특검제안'에 "수사받는 이가 쇼핑하듯 수사기관 선택하는 나라 없어" file 이원우기자 2022.10.24 20651
870 한동훈 '여의도 저승사자'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지시 file 스피라TV통신 2022.05.17 1249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6 Next
/ 46

사용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