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6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스피라TV]

 

피해자 이력·신상 부각시켜
TV조선 “안씨 존경” MBN “열혈팬”
마치 합의된 관계처럼 호도할 여지

성폭행 장소 자극적·선정적 화면
‘여성 비서 둔 게 문제’식으로 왜곡
‘진영논리-공작설’ 입각한 시선도 

‘위계에 위한 성폭력’ 지적돼야
피해자 쫓는 보도 안하느니만 못해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진출처 : 여의도국회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투’를 접한 언론에게 ‘피해자 보호’를 기대하긴 어려운 걸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을 밝힌 ‘미투’ 이후 언론들은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집중하는 왜곡된 시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미투’ 증언자인 김지은씨도 지난 11일 공개편지를 통해 ‘2차 피해’를 호소했지만, 언론이 오히려 ‘2차 가해’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일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미투’ 증언 이후 13일까지 보도를 보면, 언론들은 ‘피해자 부각’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였다. 특히 사건의 본질과 관련없는 피해자의 신상이 그대로 시민에게 전달된 경우가 있었다. 지난 6일 <티브이조선>은 “김씨는 지난 대선 때 안희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 전까지는 안 전 지사와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또 언론에 비친 정치인 안희정을 존경해 이직한 것이라고, 김씨의 지인은 전했다”면서 김씨의 전 직장 근무 이력과 피해자 지인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지난 6일 <엠비엔>(MBN)도 ‘안희정 경선캠프서 첫 인연…비극적 결말’이라는 보도에서 “김씨는 안희정 전 지사의 열혈 팬이었다”고 언급해 마치 ‘합의된 관계’였던 것처럼 호도할 여지를 남겼다.

 

성폭행 피해 장소로 지목된 곳을 과도하게 집중하는 선정 보도도 발견됐다. 검찰이 피해자가 피해 장소로 증언한 곳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확보한 것으로 지난 8일 전해지자, 언론들은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했다. 성폭력이 일어난 장소로 지목된 건물을 보여주면서 기사 제목에 ‘포착’, ‘시시티브이(CCTV) 속 모습 보니’ 처럼 독자·시청자들을 유인하는 선정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가해자가 여성 직원을 성적인 대상으로 대한 것이 문제이지, 여성 채용이 문제의 본질이 아닌데도 ‘애초에 여성 비서를 둔 게 문제’라는 식의 보도도 잇따랐다. 지난 6일 <와이티엔>(YTN) ‘뉴스통’에 출연한 한 패널은 “지금 안희정 지사가 남자이기 때문에 이성, 여성이 수행비서를 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지 않나라는 처음부터 얘기들이 있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일보>도 7일 “여직원을 수행비서로 채용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라는 충남도청 직원의 말을 전했다.

 

‘미투’를 정치적 진영논리나 ‘공작설’에 입각해서 바라보는 시선도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매일경제>는 지난 7일 ‘안희정 다음은?…꼬리에 꼬리무는 진보계인사 미투’ 기사를 통해 “평소 페미니스트라고 밝혀왔던 안 전 지사마저 비서관 성폭행 의혹에 휘말리면서 진보 정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팟캐스트이긴 하지만,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지닌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가 공작을 경고했는데,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며 ‘미투 공작설’을 언급한 것도 논란이 됐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가 아니라, 잘못 작동되는 권력관계, 즉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부당하다고 말해야 한다. 진영 논리에 입각한 발언이 확산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팟캐스트 등도 방송처럼 정밀하지는 않더라도, 도덕적 책임을 갖고 ‘미투’에 접근해야 한다. 단정적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성폭력 보도는 건조하게 진실을 알려주고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 피해자를 쫓아다니는 보도를 할 거면 아예 보도가 없는 게 낫겠다는 말도 나온다. ‘미투’ 이후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성폭력 보도를)선정적으로 소비한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9 한동훈 "이·조 감옥 가기까지 3년 너무 길어" file 김성은기자 2024.03.28 36
868 한동훈 "양문석 사기 맞다, 나를 고소"…딸 11억 대출 의혹 총공세 file 김성은기자 2024.03.31 65
867 한동훈 "북콘서트로 정치자금 받는 관행 근절" 주장, 효과와 효력에는 의문남아. file 이원우기자 2024.01.18 30335
866 한동훈 "검수완박 힘없는 국민들만 피해를 입을것" 우려 표명 file 스피라TV통신 2022.05.07 11629
865 한동수 '윤석열, 한동훈 압수수색 보고했더니 쇼하지 말랬다' file 스피라통신 2022.05.10 13470
864 한동수 '윤석열, 한동훈 압수수색 보고했더니 쇼하지 말랬다' file 스피라통신 2022.05.12 14666
863 한덕수 총리 극단적 선택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에 "본인이 좀 더 굳건했어야" file 이원우기자 2022.12.15 9468
862 한국당-경호팀 충돌..몸싸움에 비명 난무, 병원 실려가기도 file 스피라통신 2019.04.26 5305
861 한국당 해산 청원 논란…나경원 '北 개입' file 스피라통신 2019.05.02 5331
860 한국당 당권 쥔 황교안, 당선 file 스피라통신 2019.02.28 3536
859 한국당 김재경 '당 의원 다수, 이종명 제명 과하다고 생각' file 스피라통신 2019.05.21 4884
858 한국당 '文대통령, 국정 실패 '대국민사과 하고 인적 쇄신해야' file 스피라통신 2019.07.07 5492
857 한국당 '5‧18 징계' 물 건너가는 듯..'부글부글' file 스피라통신 2019.03.10 6217
856 하태경 “바른미래당 지지율 하락? 듣보잡 당명 탓” JUNE 2018.02.28 5092
855 하노이 선언, 빅딜일까 스몰딜일까…'영변 폐기로도 의미' file 스피라통신 2019.02.28 5846
854 피켓들고 거리로 나선 이재명 "오염수 방류 반대" file 엽기자 2023.05.26 23190
853 푸틴 '韓日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려는 美…심각한 일' file 스피라통신 2019.09.06 4738
852 특사 된 靑 비서실장… 임종석, UAE 왕세제와 악수 JUNE 2017.12.10 4646
851 트럼프-김정은 오늘 하노이 순차 입성…내일 역사적 회담 file 스피라통신 2019.02.26 6536
850 트럼프, 北에 민간주도형 ‘新마셜플랜’ 제시 스피라기자 2018.05.14 610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6 Next
/ 46

사용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