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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피해자 이력·신상 부각시켜
TV조선 “안씨 존경” MBN “열혈팬”
마치 합의된 관계처럼 호도할 여지

성폭행 장소 자극적·선정적 화면
‘여성 비서 둔 게 문제’식으로 왜곡
‘진영논리-공작설’ 입각한 시선도 

‘위계에 위한 성폭력’ 지적돼야
피해자 쫓는 보도 안하느니만 못해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진출처 : 여의도국회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회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투’를 접한 언론에게 ‘피해자 보호’를 기대하긴 어려운 걸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을 밝힌 ‘미투’ 이후 언론들은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집중하는 왜곡된 시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미투’ 증언자인 김지은씨도 지난 11일 공개편지를 통해 ‘2차 피해’를 호소했지만, 언론이 오히려 ‘2차 가해’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일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미투’ 증언 이후 13일까지 보도를 보면, 언론들은 ‘피해자 부각’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였다. 특히 사건의 본질과 관련없는 피해자의 신상이 그대로 시민에게 전달된 경우가 있었다. 지난 6일 <티브이조선>은 “김씨는 지난 대선 때 안희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 전까지는 안 전 지사와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또 언론에 비친 정치인 안희정을 존경해 이직한 것이라고, 김씨의 지인은 전했다”면서 김씨의 전 직장 근무 이력과 피해자 지인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지난 6일 <엠비엔>(MBN)도 ‘안희정 경선캠프서 첫 인연…비극적 결말’이라는 보도에서 “김씨는 안희정 전 지사의 열혈 팬이었다”고 언급해 마치 ‘합의된 관계’였던 것처럼 호도할 여지를 남겼다.

 

성폭행 피해 장소로 지목된 곳을 과도하게 집중하는 선정 보도도 발견됐다. 검찰이 피해자가 피해 장소로 증언한 곳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확보한 것으로 지난 8일 전해지자, 언론들은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했다. 성폭력이 일어난 장소로 지목된 건물을 보여주면서 기사 제목에 ‘포착’, ‘시시티브이(CCTV) 속 모습 보니’ 처럼 독자·시청자들을 유인하는 선정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가해자가 여성 직원을 성적인 대상으로 대한 것이 문제이지, 여성 채용이 문제의 본질이 아닌데도 ‘애초에 여성 비서를 둔 게 문제’라는 식의 보도도 잇따랐다. 지난 6일 <와이티엔>(YTN) ‘뉴스통’에 출연한 한 패널은 “지금 안희정 지사가 남자이기 때문에 이성, 여성이 수행비서를 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지 않나라는 처음부터 얘기들이 있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일보>도 7일 “여직원을 수행비서로 채용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라는 충남도청 직원의 말을 전했다.

 

‘미투’를 정치적 진영논리나 ‘공작설’에 입각해서 바라보는 시선도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매일경제>는 지난 7일 ‘안희정 다음은?…꼬리에 꼬리무는 진보계인사 미투’ 기사를 통해 “평소 페미니스트라고 밝혀왔던 안 전 지사마저 비서관 성폭행 의혹에 휘말리면서 진보 정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팟캐스트이긴 하지만,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지닌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가 공작을 경고했는데,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며 ‘미투 공작설’을 언급한 것도 논란이 됐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가 아니라, 잘못 작동되는 권력관계, 즉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부당하다고 말해야 한다. 진영 논리에 입각한 발언이 확산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팟캐스트 등도 방송처럼 정밀하지는 않더라도, 도덕적 책임을 갖고 ‘미투’에 접근해야 한다. 단정적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성폭력 보도는 건조하게 진실을 알려주고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 피해자를 쫓아다니는 보도를 할 거면 아예 보도가 없는 게 낫겠다는 말도 나온다. ‘미투’ 이후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성폭력 보도를)선정적으로 소비한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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