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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대표 사진 출처:네이버>
지난 5월 99.9% 폭락 사태를 맞았던 국산 가상화폐 ‘테라, 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동유럽 세르비아에 주소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단순 거주가 아니라 주소 등록까지 한 것으로 봤을 때, 곧 있을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 끌기’를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이전 세르비아로 건너간 권 대표는 그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주소를 등록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대표가 세르비아에 주소 등록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세르비아는 가상화폐 자동입출금기가 곳곳 설치돼 현금화가 쉬운 곳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세르비아 법원에 권 대표의 송환을 요구하는 긴급 인도 구속 및 범죄인 인도 청구 등 강제 소환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세르비아에 거처를 마련한 그가 범죄인 인도 청구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며 귀국을 늦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대표가 소송으로 버틸 경우 세르비아 체류는 수년간 길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권 대표가 트위터에 ‘정치적 수사’라고 계속 언급하는 것은 범죄인 인도 청구에 거부 소송을 제기할 거란 전조”라며 “정치적 수사는 인도 거절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은 권 대표에 대해 지난 9월 투자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그에게는 국제형사경찰기구 최고 등급의 적색 수배도 내려져 있다.
권 대표는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4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그 뒤 UAE 두바이 등을 경유해 세르비아에 머물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27일 트위터를 통해 “숨으려는 노력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산책하러 나가고 쇼핑몰도 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4일 트위터를 통해 “곧 회견을 열겠다, 전 세계 경찰들 참석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 회견을 열진 않았다.
테라는 한 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까지 올랐지만, 지난 5월 중순쯤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 넘게 폭락했다. 당시 증발한 테라, 루나의 시가 총액은 무려 50조원에 달한다. 권 대표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15억 달러 자금 조달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루나와 테라는 끝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spirra2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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