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스피라TV]

 

 

공주교도소 사진.jpg

<공주교도소 사진 출처:네이버>

 

대법원이 살인을 저질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교도소에서 또 재소자를 살해한 피고인에 대해서도 사형은 과도하다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7)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19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만난 40대 남성을 살해하고 2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이씨는 2021년 12월 다른 재소자 두 명과 함께 같은 방 재소자 A씨를 폭행해 살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그해 10월부터 거의 매일 A씨를 폭행하고, 지병인 심장병 약을 못 먹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법원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 법원은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두 번이나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씨에 대해서도 사형이라는 형벌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장기간 누적된 폭행으로 인한 것인데, 이런 폭행은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기보다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목적과 미필적 고의(죽을 줄 알면서도 폭행)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범행에 흉기가 쓰이지 않았고, 피해자가 한 사람뿐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법원은 이씨가 젊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도 파기환송의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20대라는 점은 이전부터 많은 판례가 사형 선고가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정 중 하나로 밝혀왔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재판 중 자살을 시도한 점까지 고려하면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해도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좁은 곳에 갇혀 있는 교도소 수용자들의 특성과, 교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어려운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이미 무기징역형을 살고 있는 이씨에게 다시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건 범죄예방 효과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양형에서 반영할 사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일축했다.

 

현행법상 사형은 법정 최고형이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다. 법원의 사형 선고 건수도 줄었다. 2000년 한 해에만 8명이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2016년 이후엔 단 한 명도 사형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엔 지인과 공범을 연달아 살해한 권재찬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현재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한 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6년 ‘GOP 총기 난사’ 임모씨가 마지막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선 한 건도 사형이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30년이던 사형 집행시효가 폐지됐지만, 사형은 이미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씨의 공주교도소 살인 사건 2심 재판부는 “사형은 집행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절대적 종신형”이라고 판결문에 적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는 59명이다. 최장기 사형수는 여호와의 증인 건물에 불을 질러 15명을 살해한 원인득(1993년 11월 사형 확정)이다. 미집행 사형수엔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유영철도 포함돼 있다.

 

사형제는 벌써 세 번이나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랐다. 1996년 헌법소원 때는 재판관 7:2로 ‘합헌’ 결정했는데, 2010년 두 번째 헌법소원 때는 5:4로, 사형제가 위헌이라는 재판관이 4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7월 열린 공개변론에서 허완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형은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함으로써 범죄자의 개선 가능성을 포기한 형벌이고 범죄 예방 효과도 적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형제의 목적은 범죄의 예방뿐만 아니라 인과응보적 정의의 실현에도 있다”며 사형제 존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spirra2w@naver.com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4 "6만 공연도 화장실 2600개 필요한데... " 논란 속출하는 BTS 부산공연 1 file 스피라통신 2022.09.01 11423
1083 "尹장모, 4억9천만원 물어내라"… 2심서 뒤집힌 '위조 잔고증명서' 1 file 스피라통신 2022.08.26 11774
1082 "가족 협박까지 받아"...3주만에 모습 드러낸 '장사의 신' 은현장 2024.02.23 file 김성은기자 2024.03.05 3
1081 "같은 사람 맞아?" 택시기사, 전 여친 살해범 이기영 달라도 너무 다른 실물과 공개 사진 file 이원우기자 2023.01.02 7922
1080 "권도형, 불가능 인지"…신현성 측 "증인, 잘못 답했다 말해" file 김성은기자 2024.02.05 4
1079 "금연 구역이니 금연 좀 부탁드릴게요"에 딸 같은 아이 위협하며 커피잔 집어던진 중년 남성 file 이원우기자 2023.05.08 24203
1078 "너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경찰, 관리사무소 직원 표정 맘에 안든다고 얼굴에 가스총 쏜 60대 체포 file 이원우기자 2023.04.26 21684
1077 "담배 사줄게"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성관계 및 성착취한 현직 경찰, 구속 기소 file 엽기자 2023.05.26 18668
1076 "모친 치매" 선처 호소한 이루…'음주운전·바꿔치기' 법정 다시 선다 file 김성은기자 2024.02.19 2
1075 "성인배우 이름부터 포털에 떴다"…총선 예비후보, 경찰에 신고 file 김성은기자 2024.02.28 3
1074 "스토커냐?"에 격분한 60대 남성, 헤어진 연인에게 나체 사진으로 금품 협박 file 이원우기자 2022.12.21 10012
1073 "시끄러워" 선로에 드러누워 KTX 지연시킨 50대 file 김성은기자 2024.04.23 246
1072 "우리 아들이 마약합니다." 상습 마약 투약하는 아들 신고한 친모 file 이원우기자 2022.10.22 2897
1071 "유튜브 계정 줄게" 10살 이하 아동들 꾀어내 성착취물 제작한 20대 file 이원우기자 2023.03.08 19553
1070 "의사 관두고 용접 배운다" 발언에 용접협회장 "부적절한 발언" file 김성은 기자 2024.03.16 92
1069 "잘 돌봐줄게"…장애인 데려와 쇠창살에 가두고 폭행한 '악마' 목사 file 김성은기자 2024.02.26 5
1068 "졸피댐 줄께" 우울증갤러리에서 약으로 10대 꾀어내 성범죄로... 우울증갤러리는 도대체 무엇인가 file 이원우기자 2023.04.24 19230
1067 "주가조작 수사기록 공개되면…" '김건희 특검법' 더 무게 실리나 file 스피라통신 2022.09.19 14811
1066 "출소하면 죽이겠다"는 '부산 돌려차기' 용의자 출소하면 고작 50대, 피해자는 벌벌떤다 1 file 이원우기자 2023.06.13 16787
1065 "합의 하에 촬영한 것"이라던 황의조, 피해자 A씨는 "합의한 적 없다" file 이원우기자 2023.11.21 3368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5 Next
/ 55

사용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