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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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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함으로써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일본·유럽 등 동맹국들에 피해를 입힌 것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유지’에 협력하려는 국가들에 찬물을 끼얹은 조치다. 통상 문제를 놓고 동맹국들끼리 갈등을 겪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 중국의 패권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는 명분을 내세워 동맹국들의 공조와 단결을 외쳤던 미국이 기꺼이 미국의 전략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인 나라들에 등을 돌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은 바이든 행정부의 세계전략과 명백히 배치되는 입법 조치다. ‘동맹국과 공조를 통해 세계 경제·안보 질서를 유지’한다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대한 각국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미 동맹 강화를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고 미국에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윤석열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미 동맹에 올인한 결과가 이것이냐’는 국내적 비판이 제기되면서 윤석열 정부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구상하는 세계전략의 핵심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도전하는 중국과 격차를 벌리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현상 변경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맞서 규범·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회복하려면 동맹국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세계 패권은 한 나라에 힘이 집중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동맹국의 힘을 빌려 패권을 유지한다는 미국의 구상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이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모든 동맹·우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야만 가능한 전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대중국 견제 동참을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나라에 중국 견제로 얻어지는 이익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IRA 발효로 미국의 이 같은 약속은 깨졌다. 경제안보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미국 이익을 위해 일방적 조치를 취해 바이든 행정부의 세계전략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결국 미국의 전략은 거창한 명분으로 포장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하의 평화)였음을 각국이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IRA로 인한 파장과 동맹국들의 불만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하면 미국의 세계전략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미국의 IRA 전격 발효는 윤석열 정부에도 커다란 시련이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을 향한 일방적 정책이 위험하다는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내세워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을 적극 지지하고 앞장서 동참했다. 정부 출범 열흘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를 안보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 관계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칩4’로 불리는 반도체 공급망협의체에도 참여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소지가 다분한 이번 조치를 ‘전광석화처럼’ 해치웠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차량에만 7500달러의 신차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전량 한국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배터리 소재·부품에서도 북미산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해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 중국 등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안에도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10년간 중국에 신규투자 금지’의 가드레일 조항이 포함돼 있어 중국 현지에 공장이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불이익이 예상된다. 가치 동맹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서슴없이 국익을 선택한 미국의 조치에 당혹감과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국내 비판과 한·미 동맹에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하며 미국을 상대로 비공개적 항의와 전방위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직 관료 출신 전문가는 “이번 조치는 의회 입법을 통해 이뤄진 것이어서 수정하려면 역시 입법 조치를 거쳐야 한다”면서 “미국의 선의를 전제로 하는 대외정책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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