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의 전관예우가 사라질 수 없는 이유

by 스피라TV posted Jan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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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현직 판검사들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난 뒤 판검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수없이 밀려드는 사건과의 전쟁을 하다 보면 특별한 소명의식이나 야망은 사라지기 일쑤이고 그저 직업으로서 범죄자를 선별하고 처벌하며 살아가게 된다.

 

검사내전’(김웅)에서는 현직 검사 김웅의 조직생활 분투기가 잘 나타나있는데, 술자리에 불러내는 차장검사의 지시를 거부한 뒤 제가 불러도 나오실 거냐?”라고 되묻다가 또라이라는 낙인을 얻거나 굳이 자기 고향에서 체육대회를 연 검사장을 비꼬다가 행사장에서 쫓겨난 일을 냉소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검사내전.jpg

 

판검사에게 선후배, 동기라는 존재가 어떤 것일까. 현직에서 판검사를 하다가 부장판검사로 승진하는 것까지는 큰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처신만 잘 하면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그 이후가 문제인 것이다. 판사의 경우, 지법 부장판사 다음은 고법부장판사 그리고 대법관 또는 헌법재판관 순으로 승진을 해야 하고 검사의 경우 지검 부장검사 다음은 차장검사, 그리고 지검장이나 고검장, 검찰총장 순으로 승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은 승진이 어렵고, 변호사의 길을 향해 현직을 떠난다.

대형로펌의 변호사가 되면, 현직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라성 같은 선배 변호사들과 함께 조직생활을 시작한다. 물론 현직 때처럼 상명하복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이젠 어떤 고객에게 얼마의 수임료를 받아내는가가 자신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고객을 확고하게 붙잡고 있는 변호사가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고 큰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다시 현직 판검사 입장으로 돌아가서, 대기업 총수일가 등의 사건이 자신에게 배당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자신의 처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현직에서 나는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는가’, ‘옷을 벗고 나면 그 뒤에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저 대기업 총수일가를 단죄할 수 있을까’, ‘내가 단죄 하더라도 내 다음단계의 판검사들이 내 뜻을 따라줄까한마디로 불안할 것이다.

 

 검찰마크.jpg

 

자신과 친하고 존경했던 선배나 상급자가 변호사 명함을 들고 대기업 총수 일가의 변호인으로 나타나서는 이러쿵저러쿵 사건에 관한 의견을 주장한다. 틀린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럴듯하다.

속으로는 . 나중에 저 선배처럼 나도 같은 입장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복잡해질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자신보다 법리를 모른다고 할 수도 없는 전문가이다. 아마도 본 기자가 판검사 입장이었으면 무척 고민스러웠을 것 같다. 누가 봐도 결론이 분명한 사건이 아닌 유무죄가 애매모호한 사건일 경우 더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의 자신에 유리한 인간관계를 배제하고 밀어 부쳤다가 결국 오판이 된다면 최악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현직을 오래 지키기도 어려워진다.

 

당신이 판검사라면 어떤 판단을 하게 될 지, 고민해 보자.

조금이라도 고민스럽다면 바로 그 점이 전관예우가 없어질 수 없는 큰 이유이다.

 

고객은 왕()이다. 대형로펌의 최대 고객이자 왕은 단연 재벌이다. 현직 판검사는 미래 자신의 왕()을 단죄할 수 있을까.

재벌들은 자신들이 미래의 임을 잘 알고 있다.

 

미래의 왕을 단죄하지 못한 현직 판검사의 양심상 죄책감은 어느새 다시 볼일 없을 약자에게 화풀이하듯 폭발하고 대부분 무전유죄로 합리화되어 나타난다.

1:1 질량불변의 원칙처럼, 미래의 왕을 보호하는 전관변호사들의 부탁으로 재벌을 봐준 만큼 일반국민을 더 강하고 잔혹하게 처벌해야만 양형평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가 보다.

 

 

스피라TV 박동혁 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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